최은영, 쇼코의 미소

 

쇼코의 미소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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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은 범인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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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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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쇼코는 아무 사람도 아니었다. 당장 쇼코를 잃어버린다고해도 내 일상이 달라질 수는 없었다. 쇼코는 내 고용인도 아니었고, 나와 일상을 공유하는 대학 사람들도 아니었고, 가까운 동네 친구도 아니었다. 일상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단순한 톱니바퀴들 속에 쇼코는 끼지 못했다. 진심으로,

쇼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쇼코에게 내가 어떤 의미이기를 바랐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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