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더불어 숲

 

더불어숲

신영복의 <더불어숲>은 1998년에 초판이 출간되었다. 처음 이 책은 1,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고, 5년 뒤 한 권의 합본호로 나왔다. 새롭게 출간하는 개정판은 돌베개에서 낸다. 한 권의 소프트커버본으로 책...

www.aladin.co.kr

 

그러나 도시가 농촌을 이끌고 가는 20세기의 근대화 방식은 도처에서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도인, 특히 인도의 농촌과 함께 가는 길은 아닙니다. 간디의 방법은 아닙니다.

 

나는 간디의 물레 앞에서 그의 ‘진리의 길’, 그의 '사랑의 방법'을 생각합니다. 외국 제품을 불사르느니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현명하다는 타고르의 반론에 대하여 간디는 그것을 불태울 때 우리는 수치심도 함께 태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영어 교육을 주장하는 타고르에 대하여 간디는 영어교육은 결국 영국인이 인도인을 대하듯이 처신하는 인도인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을 우려하였습니다. 그가 이끌었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이 식민지 인도의 거대한 잠재력을 폭발적으로 일으켜 세웠듯이 그의 무소유 사상은 현대 자본주의를 새롭게 조명하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소유는 간디 경제학의 기본 원리이며 근대경제학에 대한 강한 비판 이론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지 않으며 쌓아 두지 않아야 한다는 그의 무소유 이론은 거대 자본의 전횡을 포위할 수 있는 비폭력 불복종 투쟁의 경제학적 변용이면서 새로운 세기의 문명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진보는 삶의 단순화 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경제학의 비극은 경제학이 도덕철학으로부터 유리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의 세계로부터 도덕철학을 버리고 '국부론'의 세계로 들어간 것이 비극의 시작이라고 하였습니다. 생각하면 근대경제학은 그것이 가장 과학적일 때 가장 비합리적이 된다는 치명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숲, 신영복

 

“히틀러는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수한 유대인들을 학살했다. 우리가 타파해야 할 폭력이다. 이건 기존의 제도, 체제를 작동시키는 폭력이다. 그런데 더 거대한 폭력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기존의 제도, 체제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간디야말로 비폭력을 앞세웠지만 폭력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영국 제국주의의 작동을 멈추게 하는 수준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는가?”

 

슬라보예 지젝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