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권. <지구에서 한아뿐>, <덧니가 보고 싶어>,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등의 소설을 출간하며 참신한 상상력과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 온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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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는 아무래도 뭔가가 있다. 

출근 첫날부터 느낄 수 있었다. 안은영은 유감스럽게도 평범한 보건교사가 아니었다.

은영의 핸드백 속에는 항상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늘어나는 깔때기형 장난감 칼이 들어 있다.

어째서 멀쩡한 30대 여성이 이런 걸 매일 가지고 다녀야 하나 속이 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은 멀쩡하지 않아서겠지. 

안은영, 친구들에게는 늘 '아는 형'이라고 놀림받는 소탈한 성격의 사립 M고 보건교사,

그녀에겐 이른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그것들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차피 언젠가는 지게 되어 있어요. 친절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을 어떻게 계속 이겨요

도무지 이기지 못하는 것까지 친절함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괜찮아요. 저도 괜찮아요.

그게 이번이라도 괜찮아요. 도망칩시다. 안 되겠다 싶으면 도망칩시다.

나중에 다시 어떻게든 하면 될 거예요. 인표가 은영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크게 말하지 않았으므로 잘못 들은 걸 수도 있었다.

어쩌면 인표가 아니라 은영 스스로가 말한 것 같기도 했다.

거짓말이어서,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읽은지 몇년이 지난 책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줄거리와 학원물 + 판타지 + 엑소시즘이  하나로 묶인 유쾌하지만 슬프고 조금은 공허한 소설로 기억에 남아있다.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30대 보건교사 안은영의 애환, 사랑이야기는  없다. 있었나? 있어도 그게 개나줫!!이런 느낌인데... 그냥 그렇다. 사실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책의 표지의 그림 때문이었지만 좋은 소설을 읽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영화화 된다고해서 미리부터 이렇게 포스팅을 써본다. 사실 읽으면서 영화적 장면이 떠오르는 문장이 있어서 시각적으로 풍성한 영화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적인 무거운 주제를 엑소시즘식으로 풀어내는 게 꽤 인상적인데 이런게 잘 표현된다면 괜찮겠다 싶습니다. 우리나라 판타지 학원물을 떠올리면 화산고, 여교괴담 등 매번 떠오르는데 몇 몇 영화가 생각납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좋은 소설이니 만큼 잘 만들어져서 새로운 학원물의 아이콘으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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